강릉을 좋아한다. 바다는 늘 옳고, 바람은 늘 깨끗하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바다보다 더 인상 깊었던 공간이 있었다. 바로 강릉 수제맥주 맛집 ‘버드나무 브루어리’다.
📍 위치: 강원 강릉시 경강로 1961


버드나무 브루어리
예전 막걸리 양조장을 개조한 이곳은 입구부터 분위기가 남다르다. 밤이 되면 조명이 하나 둘 켜지고, 네온 간판 아래 골목을 따라 걷는 느낌이 꽤 운치 있다. 입구 안쪽으로 들어서자마자 자전거 몇 대가 세워져 있고, 따뜻한 조명 아래 붉은 벽돌 바닥과 나무문이 빈티지하게 어우러진다. 벌써부터 기대감이 스며든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쪽에는 맥주 탭이 줄지어 있고, 다른 쪽에는 지역 출판 책들과 굿즈들이 아기자기하게 전시되어 있다. 내부는 공장 리모델링 특유의 거칠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의도적으로 덜 손본 벽면과 드러난 천장 구조가 독특한 개성을 만든다. 그리고 중앙에는 조명 아래 초록 식물들이 가득한 공간이 펼쳐져 있는데, 이곳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책과 맥주라니. ‘책맥’이라는 이름으로 책 한 권을 구매하면 맥주 한 잔을 제공한다. 이달의 테마는 ‘비상’이었다. 책장에 진열된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강릉의 서점들이 큐레이션한 감성에 젖어본다. 이 공간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함께 마시는 기분이다.
자리를 잡고 시켰다. 가장 많이 언급된 시그니처 메뉴, 송고버섯 피자와 버드나무 샘플러.




피자는 얇고 축 처지는 도우에 송고버섯이 듬뿍. 한 입 베어 물면, 트러플의 고급스러운 향과 쫄깃한 식감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짜지도 달지도 않아 깔끔한 맥주와 너무 잘 어울린다. 타바스코 몇 방울 떨어뜨리면 풍미가 한층 배가된다.
샘플러는 총 4종의 맥주로 구성되어 있었고, 각각의 개성이 뚜렷했다.
- 미노리 세션: 귤 껍질 향이 은은하고 상쾌한 라거
- 즈므 블랑: 바나나향과 고수 씨의 향긋한 벨지안 위트비어
- 하슬라 IPA: 진한 홉향과 쌉쌀한 여운이 있는 IPA
- 백일홍 레드에일: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적당한 바디감
맥주 잔에 새겨진 로고들도 멋스러워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배경의 조명과 식물이 어우러져 분위기마저 술안주가 된다.
식사 후에는 병맥 코너와 굿즈들을 구경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버드나무 몰트백’이라는 가방인데, 맥주 포대 재질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이었다. 하나하나가 디자인도 감각적이라 선물용으로도 딱이다.




전체적으로 이 공간은 맥주를 통해 공간과 지역 문화를 함께 경험하게 해주는 ‘강릉 감성의 총집합’ 같았다.
📌 총평: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감성에 기대어 머물기 좋은 공간이었다. 맥주도, 피자도, 책도, 조명도, 심지어 냉장 진열장 속 병맥까지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다음에 강릉에 온다면, 바다보다 먼저 이곳에 들르고 싶다.
영상 추천:
제목: 솔잎 맥주, 창포 맥주, 산초 맥주, 국화 맥주까지!? 가장 한국적인 맥주를 만드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 강릉 버드나무 브루어리
유튜버: 명품맥덕
구독자 수: 3.64만명
조회수: 6,885회
업로드 날짜: 2022. 8. 3.
메뉴판 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