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감성을 담은 주얼리 포멜라토, 성수동 팝업스토어 방문기

포멜라토, 밀라노에서 온 모던 파인 주얼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967년에 설립된 포멜라토(Pomellato)는 유서 깊은 파인 주얼리 브랜드입니다. 창립자는 금세공 가문 출신의 피노 라볼리니(Pino Rabolini)로, 전통적인 장인정신 위에 당대의 혁신적인 디자인 감각을 결합하여 새로운 주얼리 길을 개척했죠. 특히 포멜라토는 주얼리 업계 최초로 ‘프레타포르테(Prêt-à-porter)’ 개념을 도입한 선구자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포멜라토는 보석을 더 이상 특별한 날에만 착용하는 지위의 상징이 아니라 일상 속 언제든 옷처럼 바꿔 착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했어요. 1960년대 여성들의 사회 진출과 자기표현이 늘어가던 시기에,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데일리 럭셔리 주얼리를 제안하며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포멜라토만의 매력을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 정교한 장인 세공: 대를 이어온 이탈리아 장인들이 빚어낸 탁월한 세공 기술로 유명합니다. 작은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만들어내는 장인정신이 포멜라토의 근간입니다.

  • 혁신적인 디자인: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 미감을 담아 독창적인 형태의 주얼리를 선보입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과감한 디자인으로 주얼리 트렌드를 선도해왔습니다.


  • 다채로운 컬러 젬스톤: 무엇보다도, 포멜라토는 형형색색의 보석 활용을 즐기는 브랜드입니다. 루비, 토파즈, 아메시스트 등 풍부한 색감의 젬스톤을 과감하게 사용해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운 컬러 팔레트를 보여주죠.

이처럼 포멜라토는 밀라노 특유의 세련되면서도 대담한 감성을 주얼리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누도(NUDO) 컬렉션인데요. 2001년 첫 선을 보인 누도 컬렉션은 단숨에 포멜라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누도’는 이탈리아어로 ‘벌거벗은(nude)’이라는 뜻처럼, 프롱(prong)이 없는 독특한 세팅으로 보석을 그대로 드러내는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덕분에 보석의 순수한 빛깔과 커팅이 오롯이 부각되며, 여러 가지 컬러 스톤 조합으로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하지요. 이러한 ‘네이키드’ 스톤 세팅과 다채로운 유색 젬스톤의 조화는 포멜라토가 추구하는 정교한 장인정신과 예술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다양한 색감의 누도 링 사진을 종종 봐왔는데, 각기 다른 컬러의 보석들이 군더더기 없이 세팅된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렇다면 이런 포멜라토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전시 공간은 어떨까요? 마침 서울 성수동에서 포멜라토의 아이코닉한 누도 컬렉션을 조명하는 팝업 전시 ‘THE ART OF NUDO’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밀라노의 창의적 에너지가 깃든 그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성수동 팝업스토어 ‘THE ART OF NUDO’ 방문기

성수동의 한 복합 문화 공간에 마련된 포멜라토 팝업스토어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밀라노의 주얼리 살롱에 온 듯한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우디한 천장 구조와 트렌디한 청록색 메탈 프레임으로 꾸며진 내부 공간은 도회적이면서도 따뜻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입구에서 받은 포멜라토의 시그니처 레드 쇼핑백은 강렬한 포인트! 레드 컬러 쇼핑백에 적힌 우아한 Pomellato 로고와 ‘MILANO 1967’ 문구가 이곳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경험하는 자리임을 단번에 알려주더군요.

포멜라토 빨간 쇼핑백을 들고 성수 팝업스토어 내부에 들어서는 모습
포멜라토 특유의 붉은 쇼핑백을 손에 들고,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성수 팝업 공간에 들어선 순간. 구조물부터 분위기까지 브랜드 무드가 딱 느껴졌어요.

처음 손에 쥔 포멜라토의 레드 쇼핑백을 배경으로 팝업스토어 내부를 한 컷 담아보았습니다. 청록빛 카펫과 구조물이 조화를 이루는 세련된 공간 속에서 붉은 쇼핑백이 시각적으로 눈에 띕니다. 사진 너머로 보이는 목조 트러스 구조의 높은 천장과 세련된 조명들은 이탈리아 밀라노 공방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듯한 느낌을 주었어요. 포멜라토의 로고가 새겨진 이 쇼핑백은 작은 기념품과 팜플렛이 담긴 것이었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소품이라 기분이 설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전시를 둘러보기도 전에, 이렇게 브랜드의 컬러 대비와 로고를 통해 첫인상이 강렬하게 각인되었답니다.

전시 공간은 The Art of Nudo라는 이름에 걸맞게, 누도 컬렉션의 예술적인 면모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었어요.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여러 개의 프레임이 걸린 청록색 파티션 벽면이었습니다. 벽을 따라 걸린 액자들 속에는 흑백의 인물 사진과 컬러 주얼리 이미지들이 교차로 배치되어 있었죠. 가까이 가서 보니 포멜라토의 뮤즈와 대표 작품들을 담은 사진들이더군요. 한 액자에는 턱을 괴고 있는 여성 모델의 흑백 초상이 보였는데, 손에는 서로 다른 블루 톤의 큰 보석 반지들을 여러 개 낀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액자에는 커다란 핑크색 보석 펜던트 목걸이 그림과, 짙은 청색 보석 귀걸이 사진 등이 배열되어 있었어요. 각각의 사진 아래에는 짤막한 설명과 연도가 적혀 있어서, 누도 컬렉션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소개하는 구성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벽면에 걸린 주얼리 사진과 광고 이미지들
직접 착용해보진 않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예술 작품 같던 포멜라토의 주얼리들.

파티션에 전시된 사진들과 주얼리 이미지들 덕분에 누도 컬렉션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흑백의 인물 사진 속 여성들은 포멜라토 주얼리를 착용한 캠페인 컷으로 보였습니다. 한쪽에는 모델이 여러 개의 누도 링을 손에 낀 채 특유의 자신감 있는 눈빛을 보내는 사진이 있었고, 그 옆에는 큼직한 핑크 사파이어 목걸이가 그림으로 디스플레이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다른 액자에서는 굵은 체인을 목에 두른 여성이 보였는데, 이는 아마도 포멜라토가 선보였던 대담한 초창기 디자인들을 보여주는 듯했어요. 이렇게 사진과 스케치, 제품 이미지를 함께 배치함으로써, 누도 컬렉션이 어떻게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하고 있었습니다. 설명 글을 읽지 않더라도, 사진만으로도 느껴지는 세월의 흐름과 디자인 변화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브랜드 포스터와 히스토리를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는 공간
포멜라토의 시작과 지금까지의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존. 브랜드가 지닌 헤리티지가 이렇게 풍부할 줄은 몰랐어요.

전시장 한편에는 포멜라토의 브랜드 헤리티지와 미학을 조망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둥글게 휜 또 다른 청록색 파티션 벽에는 여러 장의 사진들이 이어져 있었는데, 마치 포멜라토의 역사책 한 페이지를 펼쳐놓은 듯한 구성이었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명한 건축물 돔 천장을 담은 사진이었습니다. 바로 밀라노 두오모 근처의 갈레리아 천장 같기도 했는데, 황금빛으로 장식된 원형 유리천장이 포멜라토의 고향 밀라노의 예술적 분위기를 상징하는 듯 보이더군요. 그 옆으로 1960년대 패션을 연상케 하는 흑백 이미지 — 커다란 초커 목걸이를 두른 여성의 사진 — 가 있었고, 또 다른 사진에서는 주얼리 공방에서 장인이 작업하는 모습도 포착되어 있었습니다. 실제 포멜라토 공방의 한 순간을 담은 듯한 사진 속 장인들의 모습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온 금세공 기술과 장인정신의 무게감이 느껴졌어요.

중앙의 컬러 사진은 현대적인 건물과 물가 풍경이 어우러진 장면이었는데, 알고 보니 밀라노에 있는 Casa Pomellato 또는 브랜드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자연을 담은 연못과 대나무, 현대 건축이 어우러진 모습에서 포멜라토가 추구하는 조용한 우아함과 창의성을 읽을 수 있었죠. 마지막으로, 몇 개의 액자는 포멜라토의 대표 컬렉션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굵직한 로즈 골드 체인 목걸이들과 브레이슬릿이 나란히 찍힌 사진, 세련된 곡선의 골드 링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제품 이미지, 그리고 세 가지 컬러 스톤 링이 함께 놓인 사진 등이 있었어요. 특히 세 가지 색상의 커다란 보석 반지 사진은 단번에 누도 컬렉션의 시그니처 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브랜드의 다양한 컬렉션 (이코니카, 카테네, 누도 등)을 한데 모아 보여주니, 포멜라토가 걸어온 길과 미적 철학을 공간 하나에서 압축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벽면의 전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저는 한 켠에 적혀 있던 브랜드 소개 글도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포멜라토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안내문에는 포멜라토가 탄생한 배경과 철학이 한국어로 자세히 쓰여 있었어요. 1967년 밀라노에서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져온 이야기, 그리고 포멜라토가 여성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주얼리로 어떻게 자리매김했는지 등이 담겨 있었죠. 특히 “주얼리를 옷처럼 즐긴다”는 포멜라토의 컨셉이 인상 깊게 설명되어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 프레타포르테 주얼리 철학이 이 문장을 통해 다시 한번 와닿았습니다. 덕분에 브랜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전시를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네요.

포멜라토 브랜드 소개 글과 모델 이미지가 함께 전시된 패널
포멜라토가 어떤 철학과 미학으로 주얼리를 만드는지 한 문장 한 문장 읽으며 더 빠져들었어요.

안내 패널에 쓰인 포멜라토의 이야기 덕분에, 전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브랜드의 정체성이 어떻게 녹아있는지 곱씹으며 볼 수 있었습니다. “밀라노의 창의적인 영혼(Creative Soul in Milan)”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는데, 포멜라토가 밀라노라는 도시의 감성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느껴졌습니다. 글을 통해 알게 된 몇 가지 사실 — 예를 들면 포멜라토가 컬러 스톤에 혁명을 일으킨 브랜드라는 점이나, 전통 기술과 현대 디자인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점 — 들이 실제 전시품들과 어우러져 큰 그림을 그리게 해주었습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어, 이후에 살펴볼 누도 컬렉션 전시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블루 젬스톤 이미지와 함께 전시된 '누도' 컬렉션 설명
색감만으로도 압도적이었던 ‘누도’ 컬렉션. 이 브랜드가 컬러감에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다시 전시장 중앙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넓은 공간을 가로질러 원형 진열대들이 배치된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정면에는 커다란 디지털 스크린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스크린에는 형형색색의 텍스처 배경 위로 “THE ART OF NUDO”라는 전시 타이틀이 선명한 핑크 빛으로 나타나 있었습니다. 마치 현대 미술 전시에 온 듯 세련된 비주얼이 인상적이어서 잠시 멈춰 서게 되더군요. 조명을 받은 진열대들과 스크린의 그래픽 연출이 어우러져,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 설치물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전시 전면에서 본 포멜라토 'The Art of Nudo' 디지털 스크린과 작품 배치
깊이 있는 파란 컬러에 둘러싸인 전시 공간, 중앙 스크린에는 ‘THE ART OF NUDO’라는 문구가 반짝이고 있었어요.

전시장 중앙 전경은 이렇듯 탁 트인 갤러리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좌우로는 앞서 살펴본 패널들이 이어지고, 가운데에는 둥근 유리 진열대 여러 개가 일렬로 놓여 있었어요. 천장의 어둡고 견고한 트러스 구조와 대비되는 부드러운 청록색 카펫 바닥이 조화를 이루어, 모던하면서 아늑한 무드를 자아냅니다. 정면의 큰 스크린에선 ‘THE ART OF NUDO’라는 글자가 시시각각 빛을 달리하며 전시의 테마를 상기시키고 있었어요. 이 공간에 들어서니, 마치 누도 컬렉션의 보석 하나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몰입감이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컬러 팔레트가 블루와 핑크 톤으로 꾸며져 있어서, 포멜라토가 애정하는 젬스톤 컬러들을 공간 언어로 표현한 듯했답니다.

이제 진열대 안을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각 원형 진열대마다 포멜라토의 주얼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진열대는 골드빛 원형 프레임에 투명 유리로 되어있어, 마치 작은 보석함들을 열어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한 진열대 앞으로 다가가 유리를 통해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자 내부에 은은한 조명으로 빛나는 목걸이, 반지, 귀걸이 등이 눈에 들어왔어요. 함께 방문한 다른 관람객들도 하나같이 유리 진열대에 바짝 얼굴을 가까이 대고 주얼리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다들 반짝이는 작품들에 감탄하는 표정이 역력했지요.

포멜라토 전시관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전시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포멜라토가 얼마나 섬세하게 컬렉션을 만들어왔는지 새삼 느껴졌던 순간.

전시장 직원으로 보이는 검은 정장의 젊은 분이 친절하게 작품 설명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저도 옆에서 함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포멜라토의 이번 컬렉션과 작품들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서 벽면 패널에서 정보를 얻은 관람객들도, 실제 작품 앞에 서니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기는 듯 곳곳에서 질문을 주고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역시 진열된 주얼리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사진과 글로만 보던 포멜라토의 작품을 눈앞에서 직접 마주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답니다. 함께 계시던 안내 직원분은 작품에 얽힌 디자인 스토리나 소재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덧붙여 주셔서, 짧은 시간이지만 꽤 유익한 주얼리 투어를 한 기분이 들었어요.

진열대 속 작품들은 주로 누도 컬렉션의 하이라이트 제품들로 구성된 듯 보였습니다. 누도 컬렉션은 다양한 색상의 젬스톤을 자랑하는 만큼, 실제 전시된 주얼리들도 컬러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스카이 블루, 딥 블루, 핑크, 그린 등 여러 빛깔의 보석들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중앙 스크린에서는 거대한 입체 보석이 회전하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어요. 마치 보석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듯, 커팅 면마다 반짝이는 큐션 컷 핑크 스톤의 3D 애니메이션이 진열된 실제 주얼리들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순간 이 공간 전체가 하나의 보석 상자 안이고, 우리는 그 안을 거니는 작은 사람이 된 듯한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랏빛 젬스톤 링이 디지털 화면에 띄워진 모습
마치 보석이 떠다니는 듯한 디지털 스크린이 눈길을 사로잡았던 순간.

특히 거대한 디지털 스크린에 비춰진 회전하는 핑크 젬스톤 이미지는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커다란 쿠션 컷 보석이 빙글빙글 돌면서 빛을 반사할 때마다 전시장 전체에 반짝임이 퍼지는 듯했죠. 이러한 멀티미디어 연출은 보석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해주었습니다. 주변의 원형 진열장들에는 조명이 아래에서 위로 비춰 올려져서, 진열된 반지와 목걸이가 더욱 입체적으로 부각되고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발길을 멈추고 이 디지털 아트와 실제 주얼리가 어우러진 장면을 감상하곤 했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넋을 놓고 그 커다란 핑크빛 보석이 도는 모습을 지켜보았네요. 전시장의 조도와 색채감, 그리고 디지털 영상이 삼위일체가 되어 만들어낸 이 순간은, 이번 팝업스토어의 백미 중 하나였습니다.

이제 각 진열대 속 보석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첫 번째 원형 진열대에는 비교적 작은 주얼리 아이템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눈에 익은 포멜라토의 시그니처 링들도 보였는데, 큐션 컷 보석이 세팅된 깔끔한 디자인의 반지들이었습니다. 누도 컬렉션의 클래식한 누도 링들이 다양한 색상으로 진열되어 있었는데, 반지대 위에 올려진 모습이 마치 작은 사탕 무지개 같았어요. 옐로우, 스카이블루, 딥블루, 퍼플 등 각기 다른 컬러 스톤의 반지들이 여러 개 배열되어 있으니 포멜라토의 컬러 플레이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옆에는 동일한 디자인의 이어링과 펜던트 목걸이도 함께 세트로 전시되어 있어, 누도 컬렉션의 풀세트를 감상할 수 있었죠. 진열대 안에는 작은 설명 카드도 놓여 있었는데, 해당 아이템들의 이름과 소재, 사용된 젬스톤 종류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진열장에 전시된 포멜라토 주얼리들
유리 진열장 너머로 반짝이던 주얼리들. 하나하나 빛을 머금은 듯 고급스러웠어요.

제가 들여다본 앞쪽 진열장에는 누도 컬렉션의 링과 브레이슬릿 등이 조화롭게 전시되어 있었어요. 투명 유리 아래로 보이는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의 주얼리들이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빛납니다. 중앙의 마네킹 목에는 심플한 체인 목걸이가 걸려 있었고, 그 주위로 블루 톤 젬스톤이 세팅된 반지들이 동그랗게 배치되어 있었죠. 누도 링 특유의 볼륨감 있는 컬러 스톤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으니, 작지만 화려한 꽃들이 피어있는 정원처럼 느껴졌습니다. 한쪽에는 깜찍한 사이즈의 미니 누도 펜던트 목걸이와 슬림한 누도 뱅글(팔찌)도 보였는데, 기존 누도 링보다 작아진 보석이 포인트로 세팅된 새로운 라인이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이즈와 형태의 제품들을 보니, 누도 컬렉션이 꾸준히 진화하고 확장되어 왔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두 번째 진열대에는 보다 화려한 하이주얼리급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여러 겹의 체인이 층층이 드리워진 독특한 디자인의 목걸이가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로즈 골드 체인 사이사이에 푸른 빛 보석들이 촘촘히 세팅되어 있는데, 마치 맑은 바닷물 방울이 목걸이에 맺힌 듯한 환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큰 원형 고리 장식 두 개가 목걸이 좌우를 연결하고 있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가는 체인이 겹겹이 이어지며 각기 다른 크기의 블루 젬스톤을 품고 있었죠. 한눈에도 상당한 공이 들어간 하이주얼리 피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주위로는 같은 색상의 보석으로 디자인된 반지와 귀걸이도 한 세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진열대 한쪽에는 푸른 스톤이 세팅된 볼드한 링이, 다른 쪽에는 드롭 형태의 귀걸이가 예쁘게 놓여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깊은 바다빛을 닮은 블루 톤의 젬스톤들이 로즈 골드 메탈과 어우러져 고급스럽고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블루 젬스톤이 장식된 목걸이 전시 클로즈업
사진으로도 전해지는 이 블루 컬러의 깊이감… 직접 보면 훨씬 더 반짝였어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 목걸이는 여러 줄의 체인에 각양각색의 블루 스톤이 세팅된 독특한 디자인이었습니다. 빛의 각도에 따라 청록색, 코발트블루 등 다양한 푸른빛을 뿜어내는 보석들이 마치 물방울처럼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이에요. 포멜라토가 자랑하는 컬러 젬스톤 세팅과 세심한 연결 구조를 한껏 강조한 작품으로, 누도 컬렉션을 하이 주얼리의 경지로 승화시킨 예라고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누도 컬렉션의 일환으로 특별 제작된 하이 주얼리 목걸이라고 합니다. 여러 겹의 체인이 움직일 때마다 보석들이 찰랑이며 빛을 반사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답니다. 함께 전시된 반지와 이어링 역시 동일한 블루 톤 스톤으로 디자인되어 목걸이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어요. 포멜라토의 장인들이 오랜 시간 갈고닦은 세공 기술과 색채 감각이 집약된 걸작을 직접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골드톤의 장식이 달린 포멜라토 목걸이가 전시된 진열장 클로즈업
골드톤으로 촘촘히 연결된 체인과 다양한 셰이프의 참들이 시선을 끌던 디자인.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가까이서 보면 더 예뻤어요.

이어서 세 번째 진열대에서는 포멜라토의 최신 하이 주얼리 작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유리 상자 모양의 독립된 부스 안에 특별히 전시된 이 세트는, 누도 컬렉션의 예술적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상자 상단에는 환하게 빛나는 Pomellato 네온 로고 사인이 설치되어 있어, 멀리서도 시선을 끌었어요. 내부에는 커다란 보랏빛이 도는 딥블루 젬스톤이 세팅된 목걸이와 반지, 귀걸이가 한데 어울려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왕실의 보물같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이 세트는, 포멜라토가 누도 컬렉션 20여 년의 역사를 기념하며 새롭게 선보이는 하이 주얼리 작품이라고 합니다.

독립형 쇼케이스에 전시된 포멜라토의 하이 주얼리 세트
쇼케이스 자체가 하나의 갤러리처럼 꾸며져 있었고, 안에는 절제된 고급스러움이 담긴 세트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유리 부스 속의 하이라이트 작품은 한눈에 봐도 남다른 존재감을 풍겼습니다. 중앙의 마네킹에는 진한 블루 사파이어 혹은 탄자나이트로 보이는 보석이 세팅된 펜던트 목걸이가 걸려 있었어요. 목걸이 체인에도 작은 다이아몬드들과 보석들이 섬세하게 장식되어 있어, 펜던트의 메인 스톤을 더욱 돋보이게 해줍니다. 바로 아래에는 동일한 블루 젬스톤이 세팅된 볼드한 링이 보였고, 옆의 받침대에는 우아한 드롭 형태의 이어링 한 쌍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세 가지 아이템 모두 깊고 풍부한 푸른빛을 머금은 보석을 메인으로 하고 있어 한 세트임을 알 수 있었지요. 안내문에는 이 작품이 누도 컬렉션의 하이 주얼리 에디션으로서, 희소성이 높은 젬스톤과 포멜라토만의 기술력이 집약된 특별한 세트라고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가까이에서 들여다본 메인 스톤은 투명하면서도 오묘한 남색 빛깔을 띠고 있었는데, 커팅 에지 하나하나에서 빛이 산란되어 환상적인 빛깔을 만들어내더군요. 포멜라토가 왜 컬러 젬스톤의 대가로 불리는지 새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성수동 팝업스토어를 천천히 둘러보며, 저는 포멜라토라는 브랜드가 자신들만의 철학과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간 곳곳에 녹아 있는 밀라노의 미학, 장인 정신을 기리는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컬러의 보석들로 가득 찬 진열장은 포멜라토의 정체성을 오감으로 느끼게 해주었어요. 특히 누도 컬렉션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하나의 컬렉션을 다각도로 해석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누도의 탄생 배경부터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신제품들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스토리텔링이 훌륭했거든요. 덕분에 “왜 이 보석이 특별한가”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얻은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무리 및 추천

성수동에서 열린 포멜라토의 THE ART OF NUDO 팝업스토어는 밀라노발 주얼리 하우스의 열정과 감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멋진 전시였습니다. 세련된 공간 디자인 속에 녹아든 브랜드 이야기와 눈부신 젬스톤들의 향연은 주얼리를 사랑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색다른 전시를 찾는 분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이 팝업 전시는 2025년 5월 1일부터 5월 11일까지 운영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시간 되실 때 성수동에 들러 직접 경험해 보시길 권해드려요. 포멜라토의 다채로운 보석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세계를 눈앞에서 마주하면, 아마 누구나 반짝이는 웃음을 짓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포멜라토가 보여줄 아름다운 행보에 계속 관심을 가져보면서, 이상으로 성수동 팝업스토어 방문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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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언니[Dia.si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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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이엔드 주얼리 포멜라토🇮🇹 누도 컬렉션 | 포멜라토 | 누도 | Pomellato | Jewellery
    포멜라토의 시그니처 컬렉션인 누도 컬렉션을 중심으로 판교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촬영된 영상이에요. 다이아언니 특유의 명쾌한 설명과 함께, 실제 제품을 착용해보며 보석 커팅과 세팅의 정교함을 소개합니다. 특히 스톤을 감싼 ‘발’이 없는 누드 세팅 방식이나, 57면 커팅이 적용된 고급 젬스톤 디테일을 생생하게 보여주어서 입문자에게도 아주 유익합니다.

  2. [포멜라토 2편] 이렇게까지 예쁘기 있나요? 포멜라토 매장에서 다 해보고 왔습니다 |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 포멜라토 매장털이
    1편에서 다 못 담은 이코니카 컬렉션, 카테네 라인, 다이아몬드 세팅 제품까지 아낌없이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특히 포멜라토의 체인 주얼리와 볼드한 볼륨감, 하이엔드 세공 기술에 집중하며 손예진 착용 제품 등 다양한 실제 착용컷을 소개해요. 가격 정보도 함께 언급되어 있어서, 실구매를 고려하는 분들께 특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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