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오픈 소식에 설레며
지난주, 비가 촉촉히 내리는 주말에도 저는 성수동으로 향했어요.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스니커즈(Snickers)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답니다. 유명 초콜릿 바 브랜드인 스니커즈에서 성수동에 팝업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초콜릿 애호가로서 참을 수 없었죠. 사전 예약은 카카오톡으로 미리 진행했고, 덕분에 비 오는 날씨에도 굳은 결심으로 우산을 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성수동 거리는 비 때문에 다소 한산했지만, 팝업스토어가 있는 곳 주변으로는 저처럼 우산을 받쳐 들고 행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어요. 기대감을 안고 모인 분들을 보니, 저도 덩달아 더욱 궁금해지더라고요.
팝업스토어의 이름은 “스니커즈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슬로건인 “출출할 땐 넌, 네가 아니야!“라는 문구에 걸맞게 에너지 충전을 테마로 한다고 했어요. 개인적으로 Snickers 초콜릿을 좋아하기도 하고, 새로운 콘셉트의 체험형 이벤트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특히 성수동은 요즘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라, 스니커즈만의 색다른 이벤트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설레는 기분이었어요. 세계적인 간식 브랜드가 우리 동네에서 이벤트를 한다니,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마음만은 잔뜩 들떠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첫인상



행사장은 성수동 골목 한켠에 위치한 공간이었어요.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처음엔 살짝 놀랐지만, 오히려 작고 아담한 공간이라 방문객들에게 집중된 경험을 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입구에는 Snickers 특유의 로고와 에너지 스테이션 콘셉트에 맞춘 소품들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외관은 심플하면서도 팝업스토어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꾸며져 있었어요.
실내로 들어서자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1층 공간부터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했지만 예상만큼 화려하거나 몰입감 있게 꾸며져 있지는 않았어요. 저는 원래 초콜릿 관련 팝업스토어라고 해서 달콤한 초콜릿 향이 공간 가득 퍼져있을 거라 상상했는데, 특별한 향기는 느껴지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조명과 소품들도 기능적으로 배치된 정도였고, 전체적으로 무난한 전시 느낌이라 첫인상에서 받았던 임팩트는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공간 곳곳에 포토존 역할을 할 만한 요소들은 갖추고 있었습니다. 스니커즈 바(bar) 모양의 대형 모형이라든지, 에너지 충전소를 형상화한 세트들이 있어서 방문 기념으로 사진을 찍기에 나쁘지 않았어요. 비록 인테리어나 소품의 마감 퀄리티가 아주 뛰어나진 않아 약간 “졸업 전시회”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아기자기하게 신경 쓴 흔적은 보여서 브랜드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에너지 측정 체험, 재미있지만 순식간에 끝나다





1층을 둘러본 후, 행사 직원의 안내를 받아 에너지 측정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팝업스토어의 핵심 콘셉트로, 방문자의 현재 에너지(혹은 배고픔) 레벨을 측정하고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준다는 내용이었어요. 간단한 설문과 작은 단말기 같은 장비에 손을 올려두니 제 에너지 지수가 화면에 표시되고, “충전이 필요합니다!” 같은 멘트가 나와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비 오는 날 먼 길을 걸어와서였는지, 화면에 뜬 제 에너지 지수는 생각보다 낮게 나오더라고요. 슬슬 배도 고파오던 참이라 “기계가 제 상태를 딱 알아보네!” 하고 피식 웃었습니다. 배고프면 에너지가 떨어지고 초콜릿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를 귀엽게 구현한 체험이라 나름 인상적이었어요.
측정이 끝나고 나서는 바로 에너지 충전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충전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었고, 결국 스니커즈 초콜릿을 하나 건네받는 것으로 마무리되더군요. 직원분이 “이제 에너지 충전되셨습니다!”라고 유쾌하게 말하며 초콜릿을 손에 쥐여주실 때,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짧지만 브랜드 콘셉트에 충실한 깜짝 이벤트였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 체험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버려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에너지 지수를 확인하고 초콜릿을 받는 일련의 과정이 1-2분 남짓으로 매우 짧았고, 추가로 무언가 상호작용을 할 기회는 없었거든요. 처음엔 무언가 더 특별한 미션이나 게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론 단순히 측정하고 초콜릿 받기가 전부라서 “이게 다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미있긴 했지만, 조금 더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욕심을 내보게 됐어요. 예를 들어 에너지 충전을 위해 간단한 게임이나 퀴즈 미션을 수행하는 등의 요소가 있었다면 재미가 배가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약과 현장 진행, VIP는 어디에?









사전 예약을 했으니 비 오는 날씨에도 비교적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어요. 저는 행사 시작 전에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미리 예약 절차를 완료했는데, 막상 가 보니 현장 방문과 예약 방문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약 확인을 하고 들어갔지만 따로 예약자 전용 라인이 있거나 우선 입장 혜택이 두드러지지 않았고, 일반 방문객들도 줄을 서서 차례대로 입장하는 방식이었거든요. 평일이라 그런지 애초에 대기 줄이 길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굳이 예약을 하지 않고 와도 큰 문제는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VIP”라는 단어를 몇 번 접했는데, 이 부분이 좀 혼란스러웠어요. 일부 방문객에게 VIP라는 표현을 쓰고 있었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VIP를 선정했는지에 대한 안내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혹시 브랜드 이벤트에 열성적인 팬이나 SNS 이벤트 당첨자를 이렇게 부르는 걸까요? 저를 포함한 일반 예약자들에게는 따로 VIP 관련 언급이 없어서 살짝 의아했답니다. 만약 VIP 대상에게 특별한 기념품을 주거나 포토 세션 같은 혜택이 있었다면 미리 공지되었을 텐데, 그런 정보가 보이지 않아 방문객 사이에서도 “VIP가 뭐지?”라는 궁금증이 돌기도 했습니다. 다음번에는 이런 부분을 명확히 안내해준다면 참여하는 입장에서 혼란이 덜할 것 같아요.
행사 진행 자체는 전반적으로 원활한 편이었습니다. 직원분들이 안내를 친절히 해주셔서 동선에 따라 이동하고 체험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동시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 조금 붐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운 좋게 한산한 시간대에 가서 쾌적하게 둘러봤지만, 주말 피크 시간에는 입장 대기나 내부 혼잡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인기 팝업 행사의 경우 사전 예약자에게 시간대를 나눠 입장시키거나 인원 제한을 두는 등 조금 더 체계적인 운영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는데, 그런 부분이 약간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VIP 키트 정보 – 나중에 찾아보니 이런 기준이 있었더군요
행사장에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고 직원조차 기준을 잘 모른다고 했지만, 나중에 직접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은 안내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스니커즈 피넛 51g 24개입 기획세트 구매 고객 중 10명 추첨
→ VIP Day 프리패스(5/2) + VIP 키트 제공
해당 키트 구성은 다음과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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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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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케이스 & 러기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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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스티커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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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저블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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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초콜릿 51g × 12개
저처럼 미리 초콜릿 구매하고 방문했던 일반 고객 입장에서는 이런 내용을 현장에서 명확하게 안내받지 못한 게 더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추첨제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고, 구성품도 상당히 알찼기 때문에 더욱 큰 박탈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왕 이벤트를 기획했다면 사전 고지도 명확히 해주고, 일반 방문자와 VIP 방문자 사이의 혜택 격차도 체감되지 않도록 운영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기념품과 리워드, 기대보다 소박한 선물






팝업스토어 방문의 또 하나의 재미는 어떤 기념품이나 굿즈를 받을까 하는 기대감이죠. 저도 Snickers 팝업에 간다고 했을 때 혹시 한정판 굿즈나 특별한 선물이 있을지 내심 궁금하고 기대했었어요. 행사장에 들어설 때 공지된 바에 따르면, 간단한 체험을 완료하면 소정의 리워드가 제공된다고 했는데요. 체험이 모두 끝난 후 제가 받은 리워드는 다름 아닌 스니커즈 초콜릿 바 한 개와 동그란 모양의 핸드폰 그립톡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초콜릿을 하나 얻은 건 물론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리워드 구성은 조금 심심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에요. 그립톡의 경우 스니커즈 로고가 들어간 단순한 디자인이었는데, 제작 퀄리티나 실용성 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일종의 판촉물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다른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는 독특한 굿즈나 한정판 제품을 주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이번 스니커즈 팝업의 선물은 평범한 편이라서 살짝 아쉬웠어요. 차라리 스니커즈를 모티브로 한 소형 피규어라든지, 특별 패키지로 구성된 초콜릿 세트 같은 것이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도 해봤습니다.
그렇지만 받은 초콜릿을 비 오는 길 집으로 돌아오며 맛있게 먹었고, 그립톡도 하나의 추억이라 생각하면 나름 의미는 있다고 느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많은 분들께 널리 나눠드려야 하니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 이해는 되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특별한 기념품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남더라고요. 다음에 또 이런 행사를 한다면, 방문객들이 두고두고 간직할 만한 매력적인 굿즈를 준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랜드 이벤트에 바라는 점
이번 성수 스니커즈 팝업스토어는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대를 안고 찾아간 행사였습니다. 세계적인 초콜릿 브랜드가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자 마련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특히 에너지 스테이션이라는 콘셉트 자체는 재미있고 참신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의 슬로건을 체험형 이벤트로 풀어냈다는 시도도 좋았고, 저도 그 과정에서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즐거움을 맛보았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모두 둘러보고 나오면서 몇 가지 아쉬움이 남은 것도 사실입니다. 공간의 규모나 연출, 진행 면에서 기대에 조금 미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스니커즈처럼 잘 알려진 대형 브랜드라면, 팝업스토어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조금 더 완성도 높게 꾸며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팬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따로 마련되지 않았던 점도 마음 한켠에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방문객 입장에서는 브랜드와 직접 만나는 특별한 자리인 만큼,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써주길 바라는 마음이지요.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점들을 바탕으로, 다음번에 스니커즈 또는 다른 브랜드에서 팝업 이벤트를 기획한다면 더 나은 운영과 풍성한 콘텐츠로 찾아오길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완벽하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브랜드의 이색적인 시도를 직접 겪어봤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또, 스니커즈처럼 친숙한 브랜드들이 이렇게 직접 고객과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우산을 쓰고서라도 달려간 제 기대를 100% 충족시켜줄 만한 멋진 이벤트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