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호텔 솔직후기, 여기어때 사진에 속지 마세요 (녹차향기호텔 리얼리뷰)

물론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숙소 사진만 보고 결정할 때가 많다. 나 역시 이번 보성 여행에서 ‘녹차향기’라는 호텔을 예약하며 여기어때 앱에 올라온 사진을 보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라면 괜찮겠지 싶었다. 내가 찍은 사진들을 포스팅에서 보면, 심지어 좋아 보인다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사진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단호히 말하건대, 여러분은 절대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길 바란다. 지금껏 국내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숙박시설을 경험했지만, 보성 호텔, 이렇게 관리되지 않은 곳은 오랜만이었다. 화장실 환풍구엔 이미 수명을 다한 거미의 사체가 그대로 매달려 있었고, 객실 내 냉장고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역겨운 냄새가 진동했다. 냉장고 속 생수병을 만지는 순간 찐득한 감촉과 함께 냄새가 손에서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다.

체크인 당시 주인은 부재중이었고, 전화 통화 후 방 키를 미리 꽂아 두었다는 안내만 받았다. 복도 역시 음침하기 그지없었는데, 내가 촬영한 사진조차 실제보다 훨씬 밝게 나온 것이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도 분노가 다시 솟구칠 정도로, 내 촬영 실력과 내가 더러운 걸 피해서 찍어버린 탓에 사진은 현실과 너무도 다르게 좋아 보인다는 사실이다. 나는 숙소 주인과 직접 대화하거나 언성을 높인 적도 없다. 지금 지적하는 모든 것은 순전히 방의 위생 상태에 관한 문제뿐이다.

이불과 베개마저 과연 제대로 세탁된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찝찝했고, 누군가가 쓴 것을 단순히 다시 정리해놓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욕실의 샤워기는 물줄기가 제멋대로 튀어나왔고, 샤워기 구멍에 낀 묵은 때와 샤워기로 뭐라도 내려친건지 물줄기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손을 씻을 때면 배수구가 금세 막혀 물이 차올랐다. 대체 배수구 속엔 무엇이 그토록 단단히 박혀 있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 화장실에 락스 한 번이라도 제대로 뿌렸다면 이 정도 상태로 방치되진 않았을 것이다. 씻고 나오면서도 전혀 개운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이라 객관성을 위해 사진을 올리긴 했으나, 나는 이 숙소를 결코 추천할 수 없다.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에 들어서 보면 운영자의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마련인데, 이곳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토록 무관심한 관리 상태를 보니, 분명 운영자의 생활 환경 역시 이 숙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합리적인 추론마저 가능하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남기고 싶다. 사진만 믿고 섣불리 선택하지 말고, 보다 신중히 고민하길 바란다.

앞으로 나오는 사진만 보고 가볼 만한데 생각된다면 가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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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보이는 녹차향기호텔 간판

길가에 서 있는 녹차향기 호텔의 초록색 입간판
길에서 보면 그럴듯한 녹차향기호텔 간판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하늘은 맑고, 초록색 간판도 이름처럼 깔끔한 느낌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간판을 믿고 들어간 순간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 여러분도 이 간판만 보고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 당연하지만 녹차향기 같은 추억을 얻어 가는 건 기대도 하지 말라.


주차장 입구

보성 호텔 녹차향기호텔 주차장 출입구의 모습
보통의 주차장 출입구

주차장은 조금 오래되고 바래긴 했지만, 그래도 주차 자리가 있는 건 다행이었다. 주차장을 괜히 나쁘게 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은 확실히 불편하게 느껴졌고, 입구부터 느껴진 불안감은 객실로 향할수록 점점 더 커졌다.


사진과 현실의 큰 차이, 보성 호텔 외관

오렌지색 장식이 들어간 녹차향기호텔 건물 외관
실제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호텔 외관 사진

겉으로만 보면 특이한 디자인에 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는 이 모습이 실제와는 전혀 다르다는 걸 말하고 싶다. 건물 앞에 서자마자 음침하고 어두운 기운에 당황스러웠다. 호텔이라기보다는 관리되지 않은 학창시절 극기훈련 수련원 같은 느낌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속지 말자, 실제와 너무 다른 객실 사진

객실을 선택할 수 있는 녹차향기호텔의 무인 키오스크
객실 사진으로 기대감을 주는 무인 키오스크

이 키오스크부터 이미 문제였다. 오래된 티가 팍팍 나는 데다가 카드 결제조차 안 되고 오로지 지폐만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요즘 시대에 카드도 못 쓰는 기계라니, 대체 어디서 이런 허술한 기계를 구해왔는지 의문이 들었다. 키오스크 상태부터 이미 숙소의 수준을 말해주는 듯했고, 객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망스러운 경험이었다.


들어가는 순간부터 불쾌했던 엘리베이터

녹차향기호텔 객실 층 안내판이 있는 엘리베이터
관리가 허술한 느낌의 엘리베이터 내부

엘리베이터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불안감은 더 커졌다. 버튼과 벽은 낡고 허술하게 관리되어 있었고, 엘리베이터 안의 냄새마저 좋지 않았다. 호텔이라면 기본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공간인데, 그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객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기분이 더 나빠지기 시작했다.


기대를 낮추게 만드는 프론트의 첫인상

녹차향기호텔의 좁고 어두운 느낌의 프론트 데스크
관리가 부족해 보이는 호텔 프론트 데스크

사진으로는 다 담기지 않지만, 호텔 프론트에 들어서자마자 느낌이 싸늘했다. 직원은 없었고, 어색하게 놓인 신발장과 안내문들이 더 불안감을 키웠다.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모텔의 느낌 그대로였다.


불쾌함을 암시하는 어둡고 답답한 복도

녹차향기호텔 객실 복도로 이어지는 좁고 답답한 통로의 입구
어색한 그림과 부조화된 복도 분위기

객실로 향하는 복도의 초입부터 이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뜬금없는 그림 액자와 화려한 색감이 어울리지 않아 더 불편했다. 실제론 매우 답답하고 관리되지 않은 느낌이다. 이 복도를 지나갈 때부터 숙소에 대한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복도는 어둡고. 호실을 표시하는 등이 사이키처럼 깜빡거리며 공포를 자아낸다.


사진보다 실제로 더 어둡고 불쾌한 복도

녹차향기호텔의 길고 좁은 객실 복도
사진보다 훨씬 더 음침한 느낌의 호텔 복도

사진이 이 복도의 실제 분위기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올렸다.) 실제로 걸어가면 더 어둡고 음침하다. 조명은 약하고 벽의 칠은 어설프게 되어 있어 더 기분 나쁘다. 이 복도를 지나 객실에 도착할 때까지 ‘내가 왜 이곳에 왔지’ 하는 후회가 들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최악의 숙박시설이었다.


사진만 보고 기대했던 객실의 충격적인 현실

벽면 디자인과 큰 거울이 있는 객실 내부 모습
사진만 그럴싸한 객실의 실제 모습

사진만 보면 침대와 벽 디자인이 나름 깔끔해 보인다. 그런데 실제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퀴퀴한 냄새와 관리되지 않은 위생 상태에 당황했다. 이불은 새것이라기보다 누군가 쓴 것을 그냥 정리만 해둔 듯했고, 침구류에선 좋지 않은 냄새가 났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그런 객실이었다.


절대 믿지 말아야 할 사진 속 용품들

작은 탁자와 거울, 기본 어메니티가 놓여 있는 객실 내부
사진보다 더 불쾌했던 화장대와 어메니티 상태

겉으로는 그냥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타월에선 이상한 냄새가 났고, 물건들은 먼지가 쌓여 있었다. 손을 씻거나 물건을 쓰는 것조차 불쾌할 정도였다. 여기서 깨끗하다고 느낀 건 단 하나도 없었고, 내가 만진 모든 것에서 관리가 안 된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 호텔만큼은 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쓰다만 로션과 스킨, 심지어 화장실에 있는 샴푸나 바디워시 등 눌러서 나오는건 덩어리가 나온다.


사진만 보고 속은 역대급 욕실 위생 상태

녹차향기호텔 욕실의 세면대, 변기, 샤워기가 있는 모습
깨끗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쾌했던 욕실

실제로는 물이 잘 안 내려가고, 세면대나 샤워기에는 때가 잔뜩 끼어있었다. 특히 샤워기 물줄기가 뻗친 머리마냥 나온다. 샤워기 3천원이면 산다. 씻는 내내 더 찝찝했다. 화장실 위생 하나만 봐도 이 호텔은 비추할 수밖에 없다. 직접 가져간 샴푸나 바디워시가 아니라면 절대 쓰면 안 될 거 같다. 눌러보면 안다. 짓눌린 감귤처럼 나온다.


누가 쓴 건지 모를 침구, 절대 추천 불가

침대에 베개와 이불이 놓여 있는 녹차향기호텔 객실 모습
깨끗해 보이지만 찝찝했던 침구 상태

침대는 사진상으로 깨끗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누군가 사용했던 침구를 그냥 대충 정리한 듯한 느낌이었다. 베개와 이불에선 불쾌한 냄새까지 나서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누런색으로 여기저기 난리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쾌감만 남았던 숙소였다. 침대 스프링도 한 부분씩 꺼져있고.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계속해서 팅팅 소리가 난다.


그냥 놓여 있을 뿐 관리 안 된 TV와 냉장고

벽걸이 TV 아래에 냉장고와 전기포트 등이 있는 녹차향기호텔 객실 내부 모습
사진과 달리 관리가 전혀 안 된 느낌의 가전 상태

TV나 냉장고가 있는 건 사실 아무 의미가 없었다. 냉장고를 열었더니 정체불명의 냄새가 코를 찔렀고, TV 역시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할 마음도 사라졌다. 곳곳에 먼지와 얼룩이 남아 있어 더욱 찝찝했다. 제대로 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종이컵 하나하나에도 냄새가 배어있었다. 리모컨도 끈적하다.


차라리 없느니만 못했던 냉장고

녹차향기호텔 객실의 작은 냉장고 내부에 물병이 두 개 들어있는 모습
실제로 너무 더러워 손대기 힘들었던 냉장고

냉장고를 열자마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역한 냄새가 났다. 안에 있던 생수병도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끈적거렸고, 손에서 그 냄새가 한참 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이 냉장고 하나만 봐도 이 호텔의 위생 수준을 알 수 있었다. 진심으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최악의 경험이었다. 사실 냉장고 옆에 뭔가 정체 모를 기계가 하나 더 있었지만. 일부러 찍지도 않았다. 누군가 간다면 대체 그게 뭔지 나에게 말해주었으면 한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쓴 내용과 올린 사진이 별로 매치되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너무 유난스럽다고 생각한다면 직접 한 번 도전해보길 권한다. 이번 보성 여행에서 녹차향기호텔 덕분에 얻은 건 딱 하나다. 앞으로 가는 모든 숙소가 깨끗하고 편안하며 정말 훌륭해 보일 거라는 점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이런 호텔을 한 번 겪고 나니 그 어떤 곳을 가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물론 굳이 일부러 이런 경험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강제로 배우고 싶다면 한 번쯤 이곳에서 머무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여러분은 부디 사진만 보고 덜컥 예약하는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내 여행을 몸 바쳐(?) 검증한 결과니까, 꼭 참고해서 현명한 선택 하시기를 바란다.

차라리 내가 예약했던 녹차향기호텔 같은 곳에서 머무르느니,
보성 숙소 추천 4곳 | 녹차밭 구경하고 머물기 좋은 리조트, 펜션, 한옥 | 녹차리조트, 수진한옥펜션, 이진래고택, 구름속의 산책펜션
이런 유튜브 영상을 보고 선택하는 게 백 번 나을 거다.

보성에는 분위기 좋고 깔끔한 숙소가 많았다. 녹차밭 풍경이 아름다운 녹차리조트, 전통의 멋을 간직한 수진한옥펜션과 이진래고택,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 좋은 구름속의 산책펜션까지. 처음부터 이 유튜브 영상을 봤다면 조금 더 편하게 잤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나 역시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이라 네이버 리뷰나 숙박 앱 리뷰를 보고 선택했지만, 이 호텔은 블로그에 올라온 리뷰조차 정상적으로 보였기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여러분은 꼭 유튜브 같은 실제 영상 리뷰를 통해 숙소의 현실을 확인하고 선택하길 추천한다. 최소한 나 같은 후회는 하지 않길 바란다.

호텔 관리자가 이 글을 챙겨볼 것 같진 않지만, 혹시라도 우연히 읽게 된다면 기분 나빠하기보단 정신 차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본인이 운영하는 ‘녹차향기호텔’의 상태가 어느 수준인지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의문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이 정도 서비스에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위생과 청결마저 지키지 못한 현실부터 돌아보길 바란다. 보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녹차 관광지 중 하나이고, 호텔 이름에까지 ‘녹차향기’를 걸고 운영한다면 최소한 이름값은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방문한 그날도 보성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꽤 많았는데, 내국인은 그렇다 쳐도 외국인 관광객이 이 호텔에서 숙박한다면 정말 이건 보성을 넘어 한국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부끄러운 일이다. 내가 원하는 건 사과가 아니라 최소한의 상식과 책임감 있는 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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